2012년 4월 21일 토요일

믿음을 가진 사람, 믿음을 가진 삶

한때 오랜동안했던 사색거리가 다시 떠오른다.

나는 어릴때 교회를 10여년간 다니긴 했지만 그 당시에도, 현재도 무교이며 하나님(또는 신,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은 없다.

15여년전, 집으로 교회에 다니고 예수를 믿으라는 방문자(?)를 맞이 한 적이 있었다.

관심이 없다는 말에도 '목이 마르다며 마실 물 좀 달라며...'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권유를 끊이지 않자

너무나 짜증이 나서 '오냐. 한번 논쟁해 보자' 라는 심정으로

소위 '성경의 오류들'을 내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따지고 물으며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대답은 전혀 내 논리의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나 의미는 소위 '하나님의 뜻이다' 등과 같은 말로 비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그 방문자에게 비논리적이라며 비난하고 대화가 끝났었다.

그 후 몇년이 지나고 컨택트(Contact, 1997)라는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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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현상은 증명될 수 있고, 증명되어야 하며, 증명된 것만 믿는다는 과학 신봉자이며 천채과학자인 주인공 앨리와

  앨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종교철학자인 파머는 한 파티에서 대화를 하게 된다.

  앨리는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왜 우리에게 증명하지 않냐며 파머에게 증명해 봐라고 한다.

  그러자, 파머는 앨리에게 뜬금없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사랑하냐'고 묻는다.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던 아버지이기에 '당연히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대답하자 파머는 증명해 보라고 한다.

  앨리는 말문이 막힌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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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베스트 영화중 하나인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과학과 종교'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비논리적이라고 비난했던 그 방문자들이 떠올랐었다.

더 나아가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논리라는 건 무엇인가?'라는 사색을 오랬동안 했었다.

그리고 당시의 내 생각과 행동이 옳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종교철학자인 소렌 키어크가드는 [터무니없기 때문에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 믿음이라는 것은 논리를 뛰어넘는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종교를 가진다거나 당장 교회로 달려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짧은 삶이지만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이 드는 것은

비록 타인이 볼때는 비논리적이고 이해할 수 없고 심지어 옳지 못해 보이더라도,

무언가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믿음이 없는 사람보다,

무언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삶이 믿음이 없는 삶보다,

얼마나 다른지를...

2012년 4월 7일 토요일

구글의 프로젝트 글라스 분석

얼마전 구글에서 추진중인 프로젝트 100 중 프로젝트 글라스(Project Glass)를 공개했고 소개한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은 http://www.betanews.net/article/559671

구글에서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글라스의 대략적인 모습은 아래 그림과 같다.



글라스의 주요 기능은 아래 그림과 같다.



구글이 공개한 컨셉처럼만 된다면 혁신적인 제품이 되겠지만 몇가지 이유로 아직 갈길이 먼것 같다.

★ 첫째는 제품의 배터리(와 연계된 크기, 성능, 무게) 다.

구글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글라스 자체적으로 위의 기능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하여 실행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즉, 메뉴는 위와 같이 고정되어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펌웨어 업그레드 같은 형태가 될 것 같다. 저사양, 소형AP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구글에서는 일반적인 안경정도의 크기와 무게라고 하는데 아무리 저사양이라도 저 정도의 크기에 하드웨어, 충전포트 등을 내장하고 남은 공간에 얼마나 큰 용량의 배터리를 내장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특히 배터리소모의 가장 큰 부분인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다고 해도 제품의 특성상 착용시 늘 정보를 디스플레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검색이나 동영상 재생을 한다면 더더욱 배터리 소모가 큰데 완충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마음같아서는 하루(12시간), 못해도 3~4시간 정도를 버틸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

★ 두번째는 조작 및 명령인식 방법이다.

당연하겠지만 일반적인 명령을 내리는 방법이 터치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세가지 방법이 가능성이 크다.

1. 음성인식
2. 상황(또는 증강현실)인식
3. 동공인식

음성인식과 상황인식의 지원은 확실해보이지만 이 두가지만으로 모든 조작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음성인식은 주위가 시끄럽거나 말을 할 수 없을 경우 조작을 할 수가 없다.
상황인식(또는 증강현실)은 상황이나 물체에 따라 자동을 명령을 내리기에 내가 원하는 조작을 할 수가 없다.
동공인식은 글라스의 착용위치 같은 상황에 따라 오차가 클수 있다.

과연 사용자가 원하는 조작과 명령을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세번째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다.

이런 HUD(HeadUp Display)의 경우 눈 바로 앞에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므로 작은 크기라도 큰 디스플레이 효과를 누를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눈앞에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므로 해상도가 어지간히 높지 않으면 정보의 가독성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도 HUD와 비슷한 개념인 HMD(HeadMount Display)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동영상 재생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눈 바로 앞에 디스플레이가 있는데도 제품을 써본 사용자의 대부분이 영상의 해상도와 글씨(자막)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말하고 있는데  글라스의 경우는 눈 앞이 아닌 눈 바로 위에 위치해 있고, 동영상보다 가독성이 높아야 하는 정보(글씨, 지도등)들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해상도에 길들여진 사용자를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현재 알려진 가격대는 250~600달러(28~68만원)인데 만족할 만한 가독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는 높일 수 있더라도 이 가격에 맞출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 마지막으로 안경착용자의 배려여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주요국가들의 안경착용자의 비율이 만만치 않다. 만약 안경착용자를 위한 배려가 없다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디자인을 조금만 고민한다면 충분히 해결가능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무테안경같은 형태면 가능하리라 본다.

일부 매체에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제품이 나온다고 하는데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냥 컨셉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